[경제레이더] 개인 투자자의 채권 선호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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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실〈하이투자증권 채권애널리스트〉

ai주식/주식ai : 원화채권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이 역대급으로 뜨겁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금리 전반이 상승해 채권투자의 매력도가 높아졌고, 자산선호 측면에선 고령화에 따른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한 필요성 증대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23년 연간 개인이 순투자한 원화채권 규모는 21조7천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4조원가량 자금이 추가 유입되며 3월 말 기준 개인 투자자의 원화채권 보유잔고는 50조원을 상회했다. 원화채권 상장 이후 최고 수준이다. 2022년 이전엔 개인의 원화채권 보유잔고가 10조원 미만에 머물렀지만 불과 2년 만에 5배 가까이 투자 규모가 증대된 것.

2022년, 2023년 중 개인 보유잔고 내 YTM(채권 만기 수익률) 및 듀레이션(투자금 회수기간)과 2019~2021년 평균 수치를 비교하면 2019~2021년 대비 YTM은 크게 상승한 반면 듀레이션은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관측됐다. 즉 과거엔 채권투자 수익률 구조가 ‘저수익률(낮은 금리)+긴 만기’로 구성됐다면 2022년 이후엔 ‘고수익률(높은 금리)+짧은 만기’ 투자로 채권 수요가 이동하며 개인들의 채권 매수세가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이다.

개인의 누적잔고 1천억원 이상 보유종목을 살펴보면 국고채 시장에서 개인들의 최선호 종목은 20~30년 만기 초장기채권, 국고채 외 시장에서 선호 종목은 1년 전후 만기의 AA-~AAA 등급의 은행채 및 회사채 등으로 구성됨을 알 수 있다. 국고채 시장에선 상대적으로 캐리 수익률이 높은 초장기 채권을 선호, 국고채 외 시장에선 짧은 만기에도 캐리 수익률이 높은 금융사 영구채, 신종자본증권, 또는 1년 이하 만기의 고등급 회사채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들의 채권투자 목적과 성향이 높은 이자소득과 시세차익보다는 만기보유를 통한 안정성 확보라는 점도 알 수 있다.

현재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6개월에 3.06%, 12개월에 3.14%를 형성 중이다. 반면 20년 이상 국고채권은 3.3~3.5% 범위에 있다. 추후 금리인하 시 듀레이션 효과로 인한 시세차익 이점도 갖고 있다. 정기예금과 비교해 안정성과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고려할 때 개인들의 초장기 국고채권에 대한 선호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특히 작년 한전채의 고금리와 높은 수익률을 경험하며 개인들의 채권투자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확연히 높아졌음을 고려할 때, 추후 개인들은 듀레이션 확대처럼 보다 적극적인 베팅으로 시장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크레딧 채권에 대한 투자 선호는 일부 변화가 예상된다. 안정적 구간으로 평가되는 AA-급 3년 회사채 스프레드가 동일 구간 국고 기준 40bp대 후반으로 축소되며 캐리수익 감소와 함께 레벨 부담 구간에 진입했다. 추후 스프레드가 추가 축소돼도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영원히 안전한 투자 자산은 없다. 그러나 규제적 측면에서 세제혜택 및 금리 인센티브를 누릴 수 있는 개인투자용 국고채, 디폴트 가능성은 낮으면서도 듀레이션이 길어 금리 메리트를 확보할 수 있는 금융사의 신종자본증권, 리스크는 있으나 단기간에 높은 이자를 수취할 수 있는 초단기 크레딧채권 등이 개인들의 자산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예금 이상의 대안이 될 것이다. 개인들의 채권투자 저변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관련 상품들의 추가 공급도 필요한 시기다.김명실〈하이투자증권 채권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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